오전 6시 50분 경에 집을 나섰다.
새벽동안 비가 조금왔었는지 땅은 촉촉하게 젖어있었다.
아니, 아직도 얼굴에 한 두방울씩의 빗방울이 닿는것이
지금도 비가 오고 있다.
하지만 우려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 일단 버스정류장으로 직행했다.
이른 아침임에도 사람이 꽤 많이 나와있던 버스정류장은 아직도 어두컴컴했다.
곧바로 오근장역으로 가는 713-1 번 버스가 와서 탈 수 있었다.
버스가 중간정도 달렸을 무렵부터 조금씩 오던 비는 눈으로 바뀌더니,
양도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.
점점 더 많이 오고 있었다 -_-;;
집에 갈까 생각했지만, 혹시 삼탄역에는 눈이 안올수도 있다는 생각에
그냥 가기로 했다. 또 눈이 좀 오면 어떠랴..
오근장역은 무척이나 깨끗했다.
화장실도 그렇고 플랫폼으로 이어지는 길도 투명한 느낌이 들정도로 깨끗했다.
너무 이른 아침에 도착한 탓에 사람들이 없어서 더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.
하지만 유리는 별로 깨끗하지 않았다;
사람들 많이 찍는 각도로 한컷.
필름으로도 한컷.
역 구경좀 하다가 대합실로 내려왔는데, 강원도에 40cm 의 폭설이 오고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-_-;
삼탄은 어떨라나..
그래도 꿋꿋이 끊은 삼탄행 기차표.
참고로 삼탄역은 간이역이라 열차가 하루에 편도 3번만 정차하기 때문에 시간을 잘 맞추어야 한다.
6시 50분대의 열차편도 있었지만, 그 전까지 역에 도착할 수 있는 시내버스가 없었으므로,
어쩔 수 없이 9시 58분 열차를 타야했다.
덕분에 8시 조금 전에 도착한 나는 2시간이나 역에서 시간을 보냈어야 했다;;
1시간을 달려 도착한 삼탄역에서 내리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.
혼자 내려서 걸어가는데 창가의 사람들이 모두 쳐다보았다 -_-;
저 잘못 내린거 아니랍니다 ㅠㅠ
삼탄역. 간이역답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듯한 느낌이다.
역시 평일이고 눈도와서 그런지 역에는 역무원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.
낙서장.
나도 뭔가 흔적을 남기고 싶었지만, 펜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.
개인적으로 이런 합법적인 낙서는 좋아한다 ^^;
정상적인 행동을 하는한 역에서의 통제는 별로 없었다.
그래서 사진은 자유롭게 찍을 수 있었지만,
50미리 단렌즈 하나 가지고 간 것이라, 슈팅 포인트가 제한되어서 좀 아쉬웠다.
하긴 다른 렌즈도 없지만서도 -_-;
사진엔 잘 나오지 않았지만, 삼탄역에 막 내릴때만해도 싸리눈이 내리고 있었는데
어느샌가 함박눈이 바람을 타고 옆으로 내리고 있었다..
그리고.. 눈은 점점 더 많이 오기 시작했다.
기차가 지나가는 사진을 찍기위해 기다리면서 찍은 셀프샷.
40분 가까이 기다리며 결국엔 화물 열차가 한대 지나가긴 했지만,
전혀 이쁘지 않게 나오는 바람에 차마 올리지는 못한다.
대략 이 사진을 찍고나서 PL 필터가 사라진 것을 알았다.
기차지나가는 사진을 찍기위해 돌아다녔던 수풀들 속을 다 뒤져서 결국 찾긴 했지만,
습기에 제대로 노출된 PL 필터는 그 이후로 지속적인 뿌연 사진을 제공해 주었다 ㅠㅠ
왜 눈이 전혀 보이지 않는지..
PL 필터에 끼인 습기 덕에 뿌연 사진;;
그리고 어느샌가 렌즈에도 제대로 잡힐만큼 눈보라가 휘몰아 치고 있었다.
언덕위에 올라가서 한컷.
언덕 오솔길 입구에 매여있던 개.
사람 본지 오래됐나 날보고도 어찌나 반가워 하던지..
꼬리를 보면 하도 흔들어대서 블러가 보인다 ^^;
내가 떠나가니 아쉬워 하는 개.
이 다리위로 여객열차가 지나가는 멋진 장면을 포착해서 두장을 찍었는데,
역시나 뿌연 필터를 어쩌지 못하고,
숨은 기차찾기가 된 사진.. -_-;
원래는 6시 35분 열차를 타고 청주로 돌아올 생각이었으나,
거센 눈보라로 인해 더이상 사진을 찍지 못하겠다고 판단해서 3시 20분 기차를 타기위해
삼탄역으로 돌아오니 눈발이 약해져 있었다;
집으로 가는 열차가 들어오고 있다.
부득이하게 4시간 밖에 머물지 못했지만, 역시나 여행을 마칠때 쯤이면 마음이 홀가분해진다.
아무것도 한 것 없이 눈만 잔뜩 맞았을 뿐인데도,
마음이 이리도 즐거운 것이 역시 여행의 매력이려나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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